이 책의 내용은 세계 최고의 울트라마라토너(정규 마라톤 코스인 42.196킬로를 뛰는 경주자이지만, 여기에 나오는 경주는 보통 100킬로, 150킬로이다)와 멕시코의 숨겨진 원시부족 타라우마라족이 벌이는 경주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미국의 울트라마라토너들의 가장 큰 고민은 가장 비싸고 최고로 과학화된 신발을 신음에도 불구하고 발에 부상이 잦다는 점이다. 이에 비하여 타라우마라족은 아주 가볍고 얇은 ‘와랏치’라고 하는 전통적인 신발(소가죽으로 만든 샌들)을 신고 달리지만, 부상을 걱정하지 않는다. 이 두 부류를 오랫동안 비교하고, 연구자료를 검토한 저자는 신발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결론은 ‘맨발’이 과학화된 신발보다 훨씬 달리기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족부의학자들의 연구결과로 발표된 바가 있다. 루이지애나 카빌의 폴 브랜드박사는 “맨발로 걷는 사람은 바닥에 대한 정보와 바닥과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계속받는다. 반면 신발을 신은 발은 변화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잠잔다‘고 하면서 맨발의 효용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이 책은 전반적으로 신을 신고 달리기 보다는 맨발로 달리는 것이 더 부상이 적고 오래달릴 수있다고 하면서, 인간이 왜 달리기 위하여 만들어졌는 지에 대한 인체구조를 진화학적으로 설명하면서 발 구조의 인체공학적 우수성을 예로 들었다. 기존의 신발업계로서는 불편한 진실이 될 수밖에 없는 사실들이다. 한국에서는 판매가 된다는 것은 일단 신발업계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특히 ‘나이키의 불편한 진실’편에서 과학화된 신발의 허상을 말한다. ‘본투런’에 더하여 맨발달리기에 불을 붓는 연구결과가 더해진다. 2010년 원시인들이 수백만년동안 맨발로 사냥하고 달리는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고 과학잡지 “Nature‘지에 발표한 하바드대학의 다니엘 리버만박사 (Dr. Daniel Liberman)는 많은 사람들이 신발의 유효성에 대하여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단순한 우화, 그리고 신발회사들의 재정적인 이득에 근거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의 연구진에 의하면 비록 땅이 딱딱하더라도 발 앞부분으로 착지하는 맨발런너들이 더 적은 충격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맨발러너들이 그들의 장딴지와 발 근육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보다 탄성이 있는 스텝을 한다고 한다. 이 두 사람의 연구결과는 나로서도 맨발신발을 홍보할 수 있는 아주 결정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주었다. 

그런 이 책이 나의 비즈니스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우선 크리스토퍼 맥두걸은 ‘누가 나에게 언제 필맥스 신발을 신어도 되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항상 신어도 된다고 적극적으로 권하겠다’라는 추천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또 한사람의 울트라런너인 ‘맨발의 테드’가 필맥스 신발의 시애틀지역 판매를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맨발런닝과 신발런닝의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맨발로 뛰는 것이 신발로 뛰는 것보다 인체에 대한 충격이 30%이상 적다는 연구결과를 낸 리버만박사 또한 우리 신발을 사용해서 연구를 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는 언론사에 발표하기 전에 필맥스에 그 자료를 보내와, 감사의 의사를 표시한 적도 있다.

‘본투런’이라는 책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2009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유력한 언론사들이 자주 인용하니까 ‘아 꽤 권위있는 책이구나!’했지, ‘이 것을 번역해서 출간하면 돈 좀 벌겠네’하는 데 까지는 나의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그러니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나보다.

어쨋거나 우리로서는 상당한 마케팅자료를 확보한 셈이다. 그리고 여러 주요 언론사들이 주말 서평을 게재하였고, 실제로 주요 서점에서는 ‘주목할 만한 신간’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이 책이 한국에서도 확고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이 책 “본투런”은 또한 신발에 대한 토론을 엄청나게 일으켰다. 미국에서는 출간된 이후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 그 증명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국내에서도 다수의 언론에서 맨발달리기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적도 있다. 이 논쟁이 신발업계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치는 않으나, 자연주의와 최소주의를 표방하며 두께 1mm의 강하고 유연한 밑창의 신발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필맥스로서는 매우 좋은 기회이다.  

‘남의 행복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도 있다. 지금의 내 입장은 ‘본투런’을 출간한 도서출판 ‘페이퍼로드’의 행복은 나의 행복이 된다. 그런 면에서 크리스토퍼 맥두걸에게 어떤 식으로든 감사의 표시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출간사인 ‘페이퍼로드’에서 는 이미 나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그냥 장사만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몇 권의 책을 낸 저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서로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발간되면서 출간사인 ‘페이퍼로드’와 함께 공동마케팅을 실시하였다. 우선 이 책을 구매하는 독자들에게 필맥스신발을 추첨하여 제공하고, 나는 신발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이 책을 제공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면서 페이퍼로드와도 추가적으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같이 협조하기로 하였다. 

 책을 낸다는 것이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좋지만, 이렇게 실제로 비즈니스를 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