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북한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게 코로나19는 위기를 불러왔지만, 북한에게는 특히 더 그렇다. 경제가 개방되어 있는 국가들은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면서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는 노력이라도 할 수있다. 그러나 폐쇄된 경제에서 대외 수입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으로 제한되어 있는 북한의 코로나 대응정책은 그 한계가 매우 뚜렷하다. 내수를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기 보다는 허리 띠를 질끈 동여매고 배고픔을 참아내는 수 밖에 없다. 힘겨웠던 ‘고난의 행군’을 북한 주민은 다시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에게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는 3개이다.

개방을 하여서 정치적 개혁과 더불어 경제적 성장을 꾀하거나, 북한이 남침을 하거나 남한이 북침하거나 또는 북한 체제가 무너져 갑작스레 통일을 하거나, 현 상태처럼 말은 무성하지만 실질적인 조치없이 지지부진하게 정치적 갈등과 경제적 장벽을 높이 쌓아가는 것이다. 각각의 경우를 설정해보고, 이후 북한 문제가 남한에 미칠 수 상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분명한 것은 북한의 개방을 잘 활용한다면 남한에게 커다란 기회로 다가오겠지만, 그 이외의 경우는 남한에게 더할 나위없이 어려운 위험을 안겨줄 것이다.

1. 코로나와 북한경제

코로나19는 북한에 2000년대 초반 북한에 닥쳤던 ‘고난의 행군’보다 더 한 어려움을 던져주었다. ‘고난의 행군’이 닥친 이유는 여러 가지 내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중국과 소련이 북한을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북한의 어려움도 마찬가지이유이다. 중국은 북한을 도울 여력이 없다. 코로나는 북한이 겪고있는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 모든 문제는 폐쇄적인 북한의 정치. 경제로부터 시작되지만, 쉽게 개방을 논의할 처지는 아니다. 북한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폐쇄경제이다. 물론 정치적 이유로 대외 경제 관계가 위축되기는 하지만 폐쇄경제는 자급자족이 북한의 경제 여건에서 외부와의 협력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냉전시대에는 공산주의 국가들과의 무역이 있기는 했지만 공산권 경제가 붕괴된 이후 북한은 중국과 소련하고만 무역을 했다. 이마저도 상당 부분은 정상적인 무역거래라기 보다는 중국과 소련이 북한에 특혜적 가격을 부여하거나 식량과 에너지를 무상 제공하는 형태이다. 이는 북한의 일반 소비 경제에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기 보다는 남한, 미국과의 전쟁에 대비한 중공업, 군수산업 위주의 산업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대외 무역을 할만한 제품 생산이 발달하지 않아서이다. 이러한 북한의 산업구조는 스스로의 경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자력갱생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러시와와 중국의 에너지와 식량 제공이 없으면 지탱하기 어렵다. 자급자족은커녕 대단히 외부 의존적 구조가 되버렸다.

그런 외부 의존적 경제에 코로나19는 대단히 파급력이 큰 치명타를 북한 경제에 먹였다. 그렇지 않아도 미중 무역전쟁 탓에 미국의 눈치를 보는 중국이 대북지원을 줄였다. 2020년 1-2월 누적 북중 무역은 2019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은 71%, 수입은 23%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더욱이 이러한 감소율은 2020년 3월부터 더욱 극적으로 확대되어, 3월의 대중국 수출은 96%가 하락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2020년 4월 또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서 북한의 수출입 모두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주목할 점은 2019년의 북중 무역액 자체가 이미 2017년 이후 본격화된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급격히 저하된 상태라는 것이다. 이는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로 2017년부터 뚜렷이 감쇠된 북중 무역액이 2020년들어서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로 사실상 거의 완전히 차단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미 북한의 대중 무역, 대러시아 무역 감소의 두려움을 ‘고난의 행군’을 통해 경험했다. 공산권 경제의 붕괴로 중국, 구소련의 대북 지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는 UN의 대북 경제 제재까지 있어 상황은 더욱 나쁘다. 이대로 가면 2000년 초의 고난의 행군보다 더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반면에 이제는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남한.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 등 전 세계의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여건도 있다. 발전과 퇴보의 갈림길은 운명의 손에 있지 않고 전적으로 북한, 김정은위원장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러나 모든 결정이 그렇듯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의 사건은 수많은 인과관계의 연속적인 영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모순적 상황 속에서 헤쳐가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출처 : 2020년 북한경제, 1994년의 데자뷔인가?, 이석, KDI

북한이 살기 위하여는 우선 대중국 무역을 다시 원상복귀 시켜놓아야 한다. 그리고 대북 경제제재가 해제될 수 있는 여건, 즉 북핵 포기와 경제개방을 해야 한다. 그래야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지원이 재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한, 미국 그리고 일본 등 세계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대중국 국경개방이 여의치 않다. 2020년 5월 현재 중국에서 코로나 사태로 가장 예민한 주목을 받는 지역이 바로 길림성 등 동북 3성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코로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현재 코로나로 크게 고통을 받고 있는 러시아와 접경하고 북한과도 국경을 맞대고 있어, 북한의 국경 개방 및 교역 재개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로 보아서는 코로나가 단기간에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로나 방역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이 대중국, 대러시아 무역을 봉쇄한 채로 견딜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2020년 북한 경제는 코로나를 막기 위하여 국경을 전면적으로 차단하는가, 아니면 아예 이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고 교역을 완전 재개하는 가 하는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고 볼 수있다. 이처럼 북한 경제는 코로나를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 이로 인한 교역의 중단으로 경제가 악화일로에 접어들고 경제를 위해 교역을 재개하면 코로나의 유입에 따른 전체 사회적 시스템의 혼란 가능성이라는 딜레마에 놓여있다. 더욱이 북한으로서는 부분적인 국경개방과 점진적인 교역 재개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정책 조합(policy mix)를 실시하기도 힘들다. 문제는 이처럼 해결책의 선택이 어렵다고 해서 이를 무작정 미루어 둘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이 경우 현재과 같은 경제적 곤란이 더욱 악화되어 일정 시점 이후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것이 바로 2020년 현재 북한 경제가 직면한 기본 딜레마이다.

2. 남북 분단의 고착 지속 : 북한 최악의 시나리오

코로나19는 남북관계에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우선적으로 코로나19는 남한의 경제적 여력을 많이 축소시켰다. 한국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3.3% 감소했다. 1분기(-1.3%)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또 3.3% 역성장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이다.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인 수출은 2020년 6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0.9% 감소한 392.1억 달러를 보였다. 수입 또한 전년동기대비 11.4% 감소한 355.5억 달러로 실적을 올렸다. 비록 ) 6월 무역수지는 36.7억 달러 흑자를 보이면서 5-6월 2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지만, 전체 무역규모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대책으로 재정지출이 늘어 2020년에만 재정부채가 10%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일시적인 전염병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종바이러스가 출현하여 백신개발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류를 괴롭히는 질병이 될 것이고, 이로 인한 글로벌 경제는 상당한 기간 축소될 전망이다. 그만큼 남한이 북한에 재정 지출할 자금이 급속도로 축소되고 있다. 따라서 남한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과 재정지출에 대한 긍정 마인드도 줄어들게 되었다. 남한이 변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변해야 한다.

북한이 현 상태에서 급격한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두 가지이다. 북한에서 정변이 일어나 정권이 바뀌거나, 김정은위원장의 의도대로 대미관계가 개선되거나 이다. 북한에서 정변이 일어나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반드시 남한에 호의적인 정권이 들어선다는 보장은 없다. 어쩌면 변화를 꾀하는 김위원장에 반하는, 기득권 세력의 현상 유지용 정변도 가능성 있다. 북한에서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북한의 어려움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권이 바뀐다면 개혁하면서 경제발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남한으로서는 기회이자 위험이기는 하지만, 성공할 확률이 현 김위원장 정권보다 높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남한에 대하여 극도의 비호감을 나타내고 있는 김정은위원장이 빠른 시일내 대남 관계를 개선할 움직임을 보일 것같지 않다. 따라서 지난 70여년간 그래왔듯이 앞으로 상당 기간도 남북 갈등이 지속될 것, 어쩌면 더 무관심한 상태로 빠져들 수도 있다. 이러한 분명한 경향은 통일에 관한 국민의식에서 드러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실시한 '2020년 1분기 국민 통일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24.5%가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줄어들어 2019년 1분기에는 76.2%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69.2%로 줄었다.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잘 살게 될 것'이라는 견해에 공감하는 비율도 줄어들어, 59.1%로 2019년의 65.2%에 비하여 크게 내려갔다. 더불어 ‘북한을 협력·지원 대상으로 본다’는 국민도 1년 전 52.4%에서 44.2%로 감소했다. 반면 ‘경계·적대 대상으로 본다’는 응답은 28.9%에서 36.1%로 증가했다.

현재와 같이 갈등을 지속하면서 통일은 물론이고 남북 분단이 유지된다면 이는 북한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북한은 여전히 가장 많은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은 남한을 적대적으로 대해야 하고, 그로서 미국에서도 대북경제제재를 지속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꾸준히 남한을 제치고 미국과 직접 거래하고 싶어 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벌어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남한이 중국과 거래를 틀 때도 북한의 대미국 유화제스처는 통하지 않았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남한이 중국에 가까워지지 않는다고 해도 중국이 북한을 허심탄회하게 도와줄 입장이 되기는 어렵다. 중국도 북한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만, 공식적이라기 보다는 밀수 무역을 통한 비공식적 도움을 주려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이 끝나지 않는다. 무너지지도 않고 발전하지도 않는 상태를 유지한다면 마치 사람으로 보았을 때 죽어도 죽지 않은 상태이다.

남한으로서는 계속해서 분단비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현 상태에서 불안한 변화를 꾀하기를 주저하는 국민이 늘어나서, 통일을 말하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북한도 인구감소가 되고 있다. 줄어드는 인구, 줄어드는 경제규모, 유지되는 국방비 부담, 닫혀있는 국제 무역경로는 북한을 미이라상태로 만들어 가면서 서서히 축소시켜나갈 지도 모른다.

이러한 암울한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북한이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북한 내에서 유전과 희귀 광물이 발견되거나, 미중 갈등에서 중국이 우위권을 확보하는 경우이다. 유전의 발견은 에너지 자원의 독립을 의미한다. 그만큼 외부 의존도가 줄어든다. 희토류나 금, 은과 같은 희귀 광물의 발견은 경제적 자원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달러나 위안화같은 북한 역내 사용외화의 부족을 충족시켜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외부적 우연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행운에 의존하기 않고 스스로 두려움을 떨치고 남한을 제외하고 대외무역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남한 도움 없이 독자 발전할 수도 있다. 그 방안중의 하나는 남한과는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핵 협상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김정은위원장은 북한 경제를 발전시켜 ‘이밥에 고깃국’을 실컷 먹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발전할 수 있는 지의 여부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대단히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김위원장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우선 대미관계 설정과 그 이후의 4가지 방식을 설정해볼 수 있다. 미국이 북한에 무관심하고 경제제재 등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북한이 핵을 갖고 있고 공산독재체제로 자유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한 미국의 대북정책은 적대적일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보면 북한은 ‘핵 능력’에 대한 상당한 정도 포기해야만 대미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다. 위의 4가지 방식, 중국모델, 구쏘련 모델, 쿠바모델, 베트남 모델이 있으나 현재로 보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쿠바식 모델이다. 중국모델을 수정하여 경제성장과 체제안정을 꾀하는 북한모델을 만들고 싶어 하겠지만, 결코 쉽지 않은 모델이다. 왜냐하면 중국은 자체만으로도 힘이 있었지만, 북한은 남한이라는 상수와 더불어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북한의 대외교류를 막아야 하는 절대 상수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경제개발에서 중국모델을 뛰어넘는 북한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을 설득할 바탕이 있어야 하는데, 그 기회는 미국의 ‘고립주의’경향이 짙어짐이다. 남한이 대미관계에서 독립적이고자 하였고, 실제 대중관계에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외교 기저를 돌이켜 본다면 미국이 한반도 안보를 재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대중갈등 관계에 집중하기로 하고, 북핵 문제의 우호적 해결한다면 북한 정권은 나름대로 경제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 미국인 남한-북한 등거리 외교를 하게 한다면 북한은 기회를 찾을 것이다. 남한으로서도 무력대결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아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분단비용을 지불해야한다는 점에서는 썩 좋지도 않다. 중국이 북한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남한과 우호적 국교관계 수립할 수 있었듯이, 미국 또한 마음먹으면 남한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북한과 우호적 관계 수립이 불가능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미국은 대북 경제제재를 풀면서 대북 경제지원을 할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면서 국제적으로 경제지원을 받았던 사례처럼, 북한도 핵 포기 대가로 같은 길을 갈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남북 분단으로 더 오랜 기간 고착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모델 개발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남한도 미국도 아닌 북한 자체가 포함하고 있는 지역주의, 계급주의로 인한 모순들이다.

3. 남북한의 평화적 협력 개시 – 한반도 최고 시나리오

대부분의 인간사가 그렇듯이 국가나 단체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대결보다는 협력이 더 많은 이익을 불러온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협력만큼이나 파국적인 대결로 끝이 나는 경우가 많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반도는 남한의 저출산, 북한 ‘고난의 행군’으로 인구 감소를 심각하게 경험할 수도 있다. 남한의 저출산 대책보다는 북한의 경제 회생으로 인구 증가를 꾀하는 것이 더 쉬울 수있다. 더 이상의 불행한 사태를 줄이고 코로나이후 한반도 경제회생을 위하여 북한읙 경제를 개방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한, 북한 그리고 미국이 적극적인 협력이 있어야 한다. 물론 중국과 일본의 참여가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아서는 두 나라의 경제적 대북 지원은 어렵다. 자체적 문제를 해결하기도 힘겹기기 때문이다. 북한을 개방하는 방법은 이전과 같은 점진적 개혁과 지원이 아닌 무제한적 개방과 지원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의 핵무력 확대를 막고 사용할 기회를 봉쇄하면서 북한 주민의 어려움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

지난 70여년간의 남북 대결이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협력으로 끝이 난다면 한반도는 그야말로 단군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선도국가 중의 하나로 뛰어오를 수 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경우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평화협력을 추진하는 것이다. 물론 남한이 북한주도의 한반도 통합 방안에 협력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는 있겠지만, 현재의 국가 경제 상황을 남북한 비교해본다면, 그 것은 오히려 퇴보가 될 것이기에 선택사항에 포함 되서는 안 된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핵을 포기하고 남한-미국과 우호적 협력 선택을 하기에는 적지않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상응하는 남함-미국의 충분한 보상과 보장이 있어야 한다. 김위원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위한 도움으로 남한-미국의 과감한 지원을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북한의 핵무기, 잠수함 건조기술, 미사일 제조 및 발사기술 등 군수산업을 북한 1년치 GDP인 30억달러에 몽땅, 한번에 사들이고, 김위원장에 대한 10억달러 이상의 개인적 보상과 절대적 안전을 보상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 그리고 가장 많은 연구된 통일방안인 ‘남-북 연방제’를 추진한다. 1국 양제를 한반도에서도 실행한다.

가. 새로운 제조업 강국 – 북한

북한이 개방하면 정말 강한 경제를 만들 수 있을까?

그 전제 조건은 북한이 새로운 경제체제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혁신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북한이 경제개방하고 남한과 평화적 협력한다고 하여도, 무조건 북한의 내부여건이 좋아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바로 러시아처럼 되는 것이다. 러시아의 개방은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유 자본주의적 사회로 미국이나 유럽처럼 발전하리라고 사람들은 기대했었다. 그러나 오히려 빈부차이가 지나치게 커짐에 따라 내부분열이 일어나고 푸틴이라는 시대역행적인 독재자가 출현하였다. 북한이 그렇게 되지 말하는 법은 없다. 현재의 경제 상황으로 보면 북한의 경제는 노동당, 군대 그리고 내각이라는 권력 기관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경제개방전과 비슷한 경제체제이다. 또한 중국에서 벌어지는 권력기관에 의한 부패의 심화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북한이 남한의 황금,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남한도 준비를 잘해야 하고, 북한도 남한의 분열이 걱정스러울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도 스스로의 대박경제를 위하여 내부 단결과 외부와의 평화로운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고, 그 성과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위험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남한이 협력하여 제대로 북한 경제를 살린다면 연간 경제성장율 50%씩 몇 년은 할 수 있다. 아마 이런 기적을 보일 나라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한 국가의 경제가 1년에 50%나 성장한다는 것은 언뜻 보면 터무니없어 보인다. 그런데 북한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 것도 몇 년은 최소 20-30%의 성장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중국의 개방 초기 성장률 10%내외는 저리가라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도 어렵지 않다. 우선 남한이 북한에 연간 18조원만 투자하면 된다. 이 18조원은 북한에 철도, 도로망, 발전 설비만 해도 들어가는 돈이다. 이미 그 자금은 준비가 되어있다. 북한으로서는 엄청 큰 돈이지만, 남한은 그 정도의 자금이 들어가서 평화가 보장된다면, 충분히 쓸만한 가치가 있는 돈이다. 그럼 우선 2018년 북한 GDP의 36조원 대비하여, 50% 성장은 보장된다. 남한 정부의 대북투자만 투자가 아니다. 남한 기업들의 대북투자도 이어질 것이다. 남한에서 투자했다 하면 기본적으로 ‘조’단위가 넘는 회사들이 많다. 삼성, LG, 현대, 포스코 등등. 그럼 각 회사에서 1조원만 해도 36조원의 2.8%가 늘어난다. 최근 SK하이닉스에서 용인에 신규 클러스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이 120조원이다. 이들 기업이 베트남과 중국에 투자할 자금의 반만 북한에 투자해도 10조원은 넘어간다. 그럼 기업 투자만으로도 36조원의 1/3, 30%의 성장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북한의 제조업을 키워야 한다. 제조업은 경제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제조업이 공고히 이루어져야 금융 등 기타 서비스 산업 기반도 따라온다. 남한에서는 북한이 개방되면 환서해경제벨트, 환동해경제벨트, 그리고 접경지역 평화벨트 등 남북한이 연계된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호응하여 북한은 5개의 경제특구와 19개의 경제개발구를 특수경제구역으로 지정하여 운영 중에 있다. 더불어 미국에서도 북한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인들이 방문할 뻔한 적도 있고, 카나다에서는 성공한 한민족계열의 기업인들이 북한 방문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일본도 북한개방에 어느 정도는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석유를 받아들이기도 쉬워질 것이다. 물론 중국의 대북투자가 늘어나고, 상호간의 무역이 증가할 것이다. 이처럼 북한이 큰 맘만 먹으면 북한으로 들어갈 돈은 많아 보인다. 외부적인 상황은 베트남이나 중국의 개방 초기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북한은 새로운 경제를 위하여 여러 가지로 소소한 제도들은 바뀌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노동당원들과 평양시민들과 같은 기득권층의 마인드는 새로운 자본가, 사업가의 출현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현재 김정은과 노동당은 당장 급한 마음에 경제제재의 해제만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만큼 중요한 것 또한 내부적인 혁신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경제를 받아들일만한 혁신과 준비없이는 구 쏘련과 같이 참담함을, 중국과 같이 겉으로만의 개혁은 주변국의 반발을 일으킬 수있다. 이제 세계는 신흥 개발도상국이라고 해서 무한정한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그렇다고 시간을 여유있게 두면서 개방하기에는 내부적인 조급함이 불타오를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북한이 부드러운 개혁을 일으키고, 내부적인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유자본주의와 공산독재주의 사이에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대내외에 공포하고 준비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방안에 대한 남한의 적극적인 도움도 필요할 것이다. 이는 금전적인 투자보다 더 우선해야 할 일이다. 그 방안으로 대규모 사업부터 시작하는 것보다는 우선 1-2억원 내외로 소소하게 시작하면 실패해도 어려움이 적은 분야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개혁은 위로부터 시작했지만, 실험은 아래부터 폭넓으면서 작은 실패를 거듭하며 큰 제도를 수정해나가는 방법을 써야 한다.

2) 북한 경제교류시 해보고 싶은 사업 4가지

남한과 북한이 경제적 협력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어떤 사업을 할까 하고 고민해보았다. 이렇게 저렇게 적으면서 사업성을 검토하다 보니 100여개가 넘었다. 더 할까 하다가 참으면서 억지로 그만둔게 겨우 100개였다. 리스트로 만들어 놓은 것은 더 많다. 그야말로 장사꾼들이 생각하는 모든 게 다 사업거리다. 게다가 남한과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산업분야도 거의 없다. 그나마 관광산업 정도가 북한이 남한과 경쟁할 수있고, 남한 국민에 대해서는 북한이 우위에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이다. 그 수만가지 사업중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 4가지만 꼽아보았다. 문화분야와 거대 인프라 사업분야이다.

1) 조용필 북한 순회 공연

남한 사람이나 북한 사람이나 ‘조용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조용필의 노래를 들으며 감동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도 없다. 조용필 노래를 100번정도 불러 보지 않은 중장년층도 없다. 그런 조용필의 북한 평양, 청진, 신의주, 개성, 원산 그리고 백두산 공연을 추진하면, 온 우리 민족의 축제가 될 것이다. 그는 이미 2005년 8월 2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가수 조용필의 공연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되었고, 남한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접하면 숙청되는 북한에서도 그의 인기는 숨길 수 없었다. 조용필은 이미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가수여서 그의 평양공연 소식이 알려지자 평양시민들 사이에서는 관람권을 얻기 위한 '난투'가 벌어졌다고 할 정도였다. 15년전에도 이 정도였다면, 북한 주요 도시 순회공연에 청중 동원은 문제가 없다.

2) 젓가락 장단 목로주점

술을 서서 먹는 잔술을 팔며 마시는 선술집과 나무판자를 깔고 앉아 마시는 목로주점이 있다. 술이 흔치 않고, 앉아서 몇 시간씩 술 마실 마땅한 장소가 없는 북한에서 선술집은 퇴근길 직장인들로 늘 북적댄다고 한다. 내가 북한에 술집을 차린다면 서서 마시기에는 마음이 급하고 적당히 앉은뱅이 의자와 탁자에 팔도탁주와 전부침을 파는 목록주점을 하겠다. 웬지 낭만스럽게 생각되서......

그리고 흥에 겨우면 젓가락을 두드려도 남들이 눈살찌부리지 않는 그런 분위기있는 술집이면 된다. 좀 오래된 우리 식으로 하면 ‘탁주집’정도면 될 듯하다. 젓가락은 쇠젓가락이 필수이다. 적당히 소리도 좋게 나면서 부러지지 않는 쇠 젓가락이 제격이다. 북한 사람들도 흥에 겨우면 음주가무를 즐긴다고 한다. 노래방도 있겠지만, 여전히 우리 식의 그런 노래하는 곳으로 차리면 뽕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분명 북한에는 없는 남한만의 새롭고 신기한 음주 문화로 인기를 끌 것이다. 그리고 시기가 되면 남북한을 통털어 전국적인 ‘젓가락 장단’대회를 선술집 본점에서 열겠다. 물론 우승자는 특채를 하고, 전국 목로주점 대리점에서 '탁주마시며 젓가락 두드리는 순회 공연'을 할 기회를 부여하면, 상당히 괜찮은 홍보가 될 것이다. 2015, 2016년 청주시청에서는 정부의 인가를 받고 예산 지원에 힘입어 ‘젓가락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는데, 이 축제가 이후 남북경협이 재개된 다음에도 개최된다면 여기에도 출전시키겠다.

3) 초고속 시베리아 횡단 화물열차

부산 <->나진 노선 1,295km, 나진 <-> 모스크바 노선 9,297km, 도합 10,592km이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여객차가 1주일 걸린다. 앞으로 남북경협이 시작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할 일이 남북한을 종.횡단하고 모스크바까지 철도를 놓는 것이다. 물론 사람도 타지만, 화물도 움직인다. 그런데 그 노선을 시속 400Km의 고속철도로 하면 어떨까? 그럼 약 27시간이면 부산에서 모스크바까지 간다. 넉넉하게 하루 반을 잡는다. 아마 비행기타고 사람들의 상당수가 고속철도로 유럽여행을 갈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유럽 주요 도시까지 평균 거리는 2533km이다. 이후는 기존의 고속전철 노선을 활용하면 된다. 그리고 그 노선에 컨테이너 화물을 기차로 보내면 운송 효율이 더 높아진다. 2층 화물열차 100량하면 200개의 컨테이너 (TEU, 20/ft 컨테이너)를 1회 운송할 수있다. 그리고 하루 50회차를 왕복하도록 복선의 고속 전철화한다. 그럼 연간 360만TEU의 운송이 가능해진다. 2016년 TSR이 663,758TEU를 감당했는데, 이를 약 5배 수준으로 높이는 일이다. 그리고 한 량당 부산 <-> 모스크바 운송비를 4000불로 한다. 이는 현재 부산-모스크바 해상운송비 4500달러보다 저렴하다. 아직 화물 전용 고속열차는 없다. 하지만 향후 10년내라면 충분히 고속열차에 화물을 실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이 내용은 짐 로저스의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시나리오’에도 소개된 내용입니다.)

4) 남북한 합작 무기의 해외 수출

남한의 무기를 북한으로 보내고, 북한 무기를 남한에서 사용하면 상호 미개척 무기 판매시장이 개척되는 셈이다. 남북한 서로 외부에서 무기를 수입하는 비용을 남북한에서 사용한다면, 당연히 그 비용은 한반도내에서 재투자된다. 그만큼 한반도 내 경제 성장과 분배에 도움이 된다. 1940년 이래로 남북한이 80여년에 걸쳐 전쟁했고,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이 한국에 무기를 팔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은 무기 무역에서 상당히 좋은 시장이었다. 그 수요자는 북한이고 남한이다. 하지만 북한이 모든 무기를 다 만들지 못하고, 남한 무기라고 다 북한보다 좋지는 않다. 서로에게 강점이 있는 무기를 판다면 운송비가 들지 않고, 남북 교역이므로 관세 등의 세금이 들지 않고, 언어와 문화 리스크가 줄어들고, 외환 거래 비중이 적으므로 환리스크가 줄어들고, 주문 후 배송 기간이 짧아지는 이점이 있다. 더구나 무기부품을 개성공단에서 만든다면 남한 무기가 갖는 세계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은 엄청 높아질 것이다. 남북한이 설계와 부품 생산에 협력하고, 북한에서 조립을 한다면 한반도에서 생산된 무기의 국제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남북한 경제 협력의 또 하나의 커다란 캐시카우를 만들어낼 수 있다.

4. 예멘식 통일

흡수통일을 한 독일, 무력통일을 한 베트남, 식민 종주국과의 합의를 통한 통합한 중국-홍콩에 비하면 남북 예멘의 통일은 대화-무력충돌-국제적 문제화-합의를 통한 통일 등 여러 가지 면을 보인다. 그리고 여전히 예멘은 남북갈등, 남남갈등으로 혼돈속에 빠져있다. 남-북예멘은 국경지역에서 발견된 대규모 유전의 공동 활용을 위하여 우선 통일하고, 차차 이슬람-사회주의 제도 간의 차이를 통합하여 가자는 합의에 이른다. 이슬람지역인 북예멘이 남예멘보다 3배의 인구와 경제력을 갖고 있었지만, 권력은 1:1로 나눈다. 하지만 남북 제도 통합을 위한 선거를 하고, 3배의 인구를 가진 북예멘이 압도적인 1당과 2당을 차지하고 남예멘은 겨우 3당을 차지한다. 이에 불만을 가진 남예멘은 독자적인 노선을 다시 걸으면서 전쟁으로 휩싸인다. 애초부터 하지 않느니만 못한 통일이 되버렸다. 특히 남예멘에서는 남-남 갈등까지 터지면서 남예멘은 지옥으로 변한다.

남한은 이러한 예멘 통일 사례를 숙고해야 한다.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이 내일 판문점에서 만나 다음 달부터 일단 통일하고 문제점은 차차 보완하자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니면 정말로 북한의 김정은정권이 군사정변, 남한과 미국의 북침, 내부 민란혁명 등에 의하여 붕괴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생각해볼 것은 남북한 주민들의 움직임이다. 북한 주민들은 먹거리를 찾아서 남한으로 내려올 것이고, 남한 주민들은 일거리를 빼앗기는 기분이 들 것이다. 물론 이미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인, 베트남인, 태국인 등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더 크게 위협받을 것이다. 고급 인력시장보다 하위계층의 노동시장은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이들은 남한 자유 자본 민주주의 체제에 익숙하지 않은 채로 자생적, 또는 공산주의적 투쟁이론에 익숙해져 있어 남한식 ‘법대로’가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다음으로는 남북한의 기득권 계층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기왕에 확보한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북한 기득권층의 움직임은 구쏘련 붕괴시 움직였던 공산당원들의 권력을 통한 경제력 확보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남한 기득권층은 오히려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아야 할 지도 모른다. 경제력, 인구 숫자면에서 보면 남한은 월등하지만, 실제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모래알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군대이다. 완전한 통일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남한-북한의 군대 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럼 양쪽의 군대는 서로의 이익을 위하여 충성할 것이고, 무력을 가진 채로 대립하게 된다면 남북한 간의 내전의 위험성은 매우 높다.

지역 관리면에서 보면 북한주민의 집단적 남한 이주로 인한 북한 지역의 공동화를 예상해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 수가 적은 북한에서 다수 주민의 남한이주는 북한 지역의 경제유지에 치명타를 입힐 수있다. 일자리도 북한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는 남한이 많고 육체적으로 어렵지 않으며 임금 또한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한에서 본다면 인구수는 늘겠지만 실제로 생산성이 낮은 노동력의 과다 유입으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전염병 관리측면에서 보면 북한 주민들은 남한 주민들보다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남한 주민들은 여행자유를 통하여 전 세계의 모든 바이러스나 세균을 이미 어느 정도 겪어보았고, 영양 상태도 좋아 면역력이 강하다. 하지만 북한 주민은 외부인들과의 교류가 금지되어 있어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을 접해보지 못한데다, 마늘이 듬뿍 들어간 김치마저 제대로 섭취하지 못할 정도로 영양 공급에서 열악했다. 이는 바로 북한 주민들의 전염병에 대한 약한 면역력을 염려해도 좋을 이유이다. 현재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북한식 봉쇄조치는 무력할 것이고, 코로나19바이러스는 남북한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더욱 넓게 퍼질 것은 분명하다.

예멘식 평화통일이 바람직한 듯 보여도 결국 오랜 분단 끝에 이루어지는 갑작스런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오히려 하지 않느니만 못함을 알 수있다. 오랜 기간 설계한 다음에 이루러져도 남북 통일이나 교류는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 낼 것이다. 짧은 시간내 이루어지는 우발적 통일은 어떤 일이 얼마나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부터 50년을 두고 설계한 남북통일 또는 연방제와 비교해서 북한 또는 남한의 급작스런 변고에 의한 가까운 기간에 통일된다면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발적 통일이나 북한의 붕괴는 어떤 경우든 남한에게 이로울 수 없는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질 가장 큰 가능성은 북한의 붕괴이고, 이는 실질적으로 남한의 노력으로 그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있다. 또한 그런 우발적 통일로 인하여 일어날 수 있는 남한의 어려움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북한의 붕괴를 조장하거나, 남한이 마치 아무 일 없이 북한을 흡수 통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될 일이다.